목사는
변화 중 작년 8월부터 저희 교회에 출석하기 시작하셨던 한 분께서
어제 주일 오전예배 후 드디어 등록을 하셨습니다. 그동안 여러가지 상황을 심사숙고하셨다가 마음의 결정을
하신 것입니다. 모든 성도들이 기뻐했고 어색하지 않는 그분과의 대화에 기쁨이 가득했습니다. 이미 저희 교회를 출석하신지 일년이 다되어가고 스스로 모든 행사와 활동에도 참석해 오셨기 때문에 사실 '등록'이라는 단어가 무색했습니다. 저희 교회는 매주 변화하는 중입니다. 마음이 약한 이들이
새 힘을 얻고, 신앙과 믿음이 없었던 분들이 새롭게 변화되고 있습니다.
정말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그동안 제가 목회를 잘못했던 것이 분명합니다. 개척 후 10년차에 이런 감동을 느낄 수 있음이 감사하지만 그동안
얼마나 무지했는지를 알게 되는 시간들이기도 하기에 부끄럽습니다. 저를 가르치셨던 지금은 이 땅에 계시지 않은 시골교회의 담임목사님은 제게 '목회자는 정직하고 착해야 한다'고 말씀 하셨습니다. 그래서 한 입으로 두말하고, 상황과 조건에 따라 말과 행동이 변하는
것은 목회자에게 좋은 모습이 아니라 생각하여 그 말씀을 잘 지켜 왔습니다. 하지만 그런 덕목을 단단하게
잘 지키는 것은 또 다른 문제가 하나 있었습니다. 성도들과의 관계속에서 너무 정직하고, 너무 솔직해서 일어나는
많은 문제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때론 지혜롭게 말을 피해야 할 때도 있었고, 거짓을 말하지는 않지만 부분을 숨겨야 할 때도 분명 있었기 때문입니다. 거짓을
말하고 행하는 것이 아니라 공의를 실현하기 위한 과정적 지혜가 필요했습니다. 하지만 자칫 이런 일에
익숙해지면 또 다른 '페르소나'를 가진 목회자로 전락하게
될 것을 알기에 늘 조심하고 또 조심했습니다. 정도의 선을 지킨다는 것은 정말 어렵습니다. 어제 저희 교회 출석하는 7살 여자 아이인 '아인'이가 제게 수줍게 편지를 전해 줬습니다. 그 내용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누가 가르쳐 주었는지는 몰라도
아이가 말하기에는 너무 어른스런 내용이었기 때문입니다. 그 내용을 읽으면서 목사인 저 자신을 다시 한번
살펴 보았습니다. 나는 정말 아무데나 기도하고 있는가? 힘들때나
기쁠때나 동일한가? 큰 소리로 아멘하고 있는가? 목사는 상황과
조건에 의해 하나님을 찾는 자가 아님을 아이를 통해서 다시 배우게 됩니다. 목사가 변하는 중입니다. 그 방향이 어디로 향할지는 한
걸음 한 걸음 정직하게 옮기는 것에 의해 결정될 일입니다. '하나님과 사람앞에서 정직하자'는 다짐을 다시 한번더 스스로에게 하고 있습니다. 상황과 조건에 얽매이지
않도록, 사람의 눈치를 보기보다는 하나님의 뜻을 먼저 살피기를 애쓰고 있습니다. 그래서 얻어지는 결과가 비록 보잘것 없고 초라할지라도 담담하게 걸어가 보려 합니다. 그래서 목사는 지금도 변하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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