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게 된다는
것은? 2024년 초, 저희 교회는 적지 않은 어려움을 만났습니다. 단순하게 ‘어려움’이라고 표현했지만 사실 ‘총체적
위기’였습니다. 코로나 이후 계속된 교회의 위축과 새롭게
변하기 힘든 개척교회의 현실적인 문제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습니다. 드는 사람은 없고, 나는 사람은 계속되면 교회는 어려움을 만나게 됩니다. 아무리 목회자가
건강한 목회 철학을 가지고 있어도 실현될 현장이 없으면 무용지물입니다. 위기는 갑자기 오기도 하지만, 서서히 다가와서 도저히 숨을 쉴 수 없는 지경까지 몰아갈 때도 있습니다. 그래서
목회 현장은 이러한 사전적 위기관리가 정말 필요한 곳이기도 합니다. 아무튼, 그해 4월에 예배당을 이전합니다.
짧은 시간, 수많은 우여곡절이 있기에 모두 언급할 수는 없습니다. 위기를 만나니 떠난 사람도 있었지만, 더 살갑게 다가와서 위로와
도움을 주신 분들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실질적인 문제는 외부의 도움만으로 해결될 수 없습니다. 자생적인 소망을 갖지 못하면 그 공동체는 무너지고 맙니다. 지난해 4월 이후 저희 교회는 하나님의 놀라운 은혜를 매월 매주 경험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정말 ‘은혜’라고 말할 수밖에 없는 기쁨이 있습니다. 그 과정을 어떻게 다 설명할 수 있을까요? 경험한 사람만 아는 그 ‘무엇’ 때문입니다. 많은
부분이 새롭게 회복되고 있습니다. 이번 주부터 ‘수요 성경공부 심화과정’이 시작되었습니다. 작년에 몇몇 분들의 요청으로 성경 전체를 개관하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호응이
좋아서 더 깊이 ‘성경 탐구’하는 시간이 있기를 다시 요청하셨기에
개설된 과정입니다. 고무적인 것은 이번에는 저희 교회 성도들뿐 아니라 외부에서 두 분이 더 합류하셨다는
점입니다. 소문을 듣고 오셨다고 합니다. 성경의 내용을 거의
알지 못하는 분으로부터 오랫동안 교회를 출석했지만 성경 지식에 한계를 고민하셨던 분들입니다. 열정을
갖고 오신 분들이 함께하니 저도 덩달아 마음이 뜨거워집니다. 앞으로 거의 1년 동안 매주 성경 각권을 함께 배워나갈 예정입니다. 교회가 새롭게
회복된다는 것은 단순히 숫자만 늘어나는 것이 아닙니다. 그속에 함께 있는 구성원들의 마음에 변화가 수반되는
과정입니다. 새롭게 된다는 것은 기존의 생각과 보는 시각이 변하는 것입니다. 오늘 낮에 소중한 형님 되시는 목사님으로부터 귀한 인생의 경험적인 충고를 들었습니다. 서울대 병원을 가면 환자들이 다니는 길다란 복도가 있다고 합니다. 건강한
사람이라면 1분 남짓이면 복도 이 끝에서 저 끝까지 갈 수 있는 곳입니다. 하지만 수술 환자들이 회복을 위해 이 복도를 걷는 시간은 그것보다 훨씬 더 많은 시간이 소용된다는 것입니다. “네, 당연히 그렇겠지요.” 저는
별 생각 없이 아무렇지도 않게 대답했습니다. 그때 형님 되시는 목사님이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나도 그 복도를 그렇게 걸었어” 그것은 직접 경험한 사람의 무거운
고백이었기에 마치 다른 목소리처럼 들렸습니다. 새로운 관점을 얻은 것입니다. 새롭게 된다는
것은 변화를 수반합니다. 하지만 마치 남의 일처럼 구경꾼으로 남아 있으면 그 변화의 현장에 함께 있음에도
새로움의 혜택을 누리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기존에 자신이 갖고 있던 생각과 시각이 바뀌는 직접적인
경험이 필요합니다. 교회가 새롭게 된다는 것은 단순히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고, 많은 헌금이 들어오고, 눈에 보이는 많은 환경이 바뀐다고 하여 새롭게
되는 것은 아닌 듯합니다. 한 사람의 마음과 생각이 경험적 변화를 수반할 때, 그것이 새롭게 되는 것입니다. 교회도 그러합니다. 그 한 사람, 이번에는 누구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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