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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겨울 그림자2025-07-09 07:08
작성자 Level 10

모처럼 아내와 함께 짧게나마 겨울 오후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몸과 마음이 모두 힘든 요즘 서로에게 위안과 격려를 줄 수 있는 존재가 부부라는 것을 깊이 실감합니다. 지금보다 조금 더 젊었을 때는 눈에 보이는 약점을 고치려고 서로 지적하며 마음 아프게 하기 일쑤였는데, 요즈음은 눈에 보이지 않는 감정을 헤아리며 서로 긍휼히 여기는 마음이 더 커짐을 느낍니다. 여느때 처럼 큰 욕심 없이 살아가려 합니다. 눈에 보이는 욕심이 커져 남들과 비교하다 보면 자기 존재의 작음만 보게 됩니다.

낮게 뜬 햇살에 길게 드리워진 겨울 그림자는 시름의 깊이를 더하는 듯합니다. 내 삶이 힘들다 보니 주위를 돌아볼 여유가 점점 없어집니다. 해발 5,000m 이상의 고산을 오르면 호흡이 가파 시야가 좁아지고 급기야 자신의 발끝만 겨우 보고 오른다고 합니다. 마치 우리의 삶도 그러한 듯 합니다. 삶의 호흡이 가파지면 한치 앞만 보기도 급급해집니다. 하지만 겨울이 매서울수록 봄이 더 가까이 왔음을 직감하듯이 삶의 계절도 그러하리라 믿고 싶습니다.


겨울 그림자.jpe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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