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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선택과 대가 그리고2025-07-10 04:40
작성자 Level 10

 선택과 대가 그리고.... 

          어제는 큰아들과 함께 오후 내내 교회 방풍 작업을 했습니다. 아주 오랜만에 겨울 준비하는 일을 하니 예전의 추억도 생각나고 좋았습니다. 현재 저희 교회가 임대로 들어와 있는 건물은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아주 노후 된 건물입니다. 많이 낡았고 베란다 창문이 설치된 것도 그나마 우리 교회가 있는 3층 정도이며 나머지 층은 베란다에 창문도 없습니다. 그동안 먼저 입주한 다른 분들은 겨울을 어떻게 지나왔는지 궁금할 정도입니다너무 오래되어 덜컹거리는 창문은 단단히 고정하고, 사이 사이로 들어오는 바람은 전체 비닐을 씌우는 작업을 했습니다. 베란다 문 한쪽에 깨어진 유리창은 종이박스를 테이핑하여 임시로 막았고, 비닐로 다시 고정하여 바람길을 완전히 차단하였습니다. 베란다에 노출되어 있는 상수도 라인도 보온재를 덮고 보온테이프를 다시 감아 동파에 노출되지 않도록 처리했습니다. 이번 주말부터 추워진다는 뉴스가 있는데 미리 준비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그렇게 어려운 일도, 힘든 일도 아니었지만 일을 끝낸 후 아들과 저는 나름의 뿌듯한 보람을 느꼈습니다.

          사람은 어떤 선택이든지 자신의 선택에 따른 특정한 대가를 감수해야 합니다. 사람 사는 일에 대가 따르지 않는 일은 그리 많지 않은 듯합니다. 선택에 따른 대가, 이것 때문에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기도 하고, 기뻐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좋은 선택의 대가는 잘 기억하지 못하지만, 잘못된 선택의 대가는 오랫동안 기억하고 후회하는 일이 많습니다.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유추하여 재정립하기 위한 목적이라면 모르지만 잘못된 선택에 대한 후회만 남는 기억을 오래 가져가는 것은 그리 바람직하지는 않습니다.

          올해 초 교회 이전 장소를 선택하며 정말 많은 기도를 했습니다. 선택에 따른 결과가 두려웠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어디를 가야 할지에 따라 교회의 존폐를 염려해야 할 시점이기도 했습니다. 우리의 삶도 어떤 지점에 이르면 힘든 선택의 시간을 보내야 할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 시간을 지나고 나면 사실 어떤 선택을 하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선택에 대한 대가를 내가 감당할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삶은 선택의 연속이고, 그때마다 선택에 따른 내적 갈등을 경험하는 것이 사람입니다. 그렇기에 좋은 선택, 나쁜 선택이 아니라 자신이 그 선택에 대한 대가를 감당할 준비가 되었는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여기서 조금 더 나가면 모든 선택은 자기 마음먹기 문제만도 아님을 알게 됩니다. 그리스도인들은 선택의 중심에 내가 아닌 하나님의 도우심을 신뢰할 수 있는 마음이 있을 때 후회하지 않게 됩니다. 어떤 선택을 하느냐가 아니라 어떤 대가를 감당할 수 있느냐, 나아가 어떤 대상을 의지하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이야기입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한계가 있기에 그 대가를 감당한다는 것의 한계도 분명합니다. 사람 사는 일에 늘 좋은 날만 있을 순 없을 겁니다. 하지만 늘 복된 날이 될 수는 있습니다.

          대가를 감당할 마음, 또한 내가 선택한 삶의 어려움 속에서도 의지할 분이 계실 때 연약한 인간의 한계는 지탱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도 여전히 복된 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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