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위에 세운 교회             오늘 아침 일찍 목양실에 이동형
중고 에어컨을 가져다 주시겠다는 남의 교회 집사님의 연락을 받고 교회로 나왔습니다. 교회 공간은 아직
만족할만큼 깨끗하게 정리가 되지는 못했지만, 지난 주일까지 함께한 성도들과 차근차근 하나씩 정리를 하고
있는 중입니다. 교회로 들어서니 창문으로 들어오는 환한 빛이 참 곱습니다.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이것저것 가져다 나름 꾸몄더니 그래도 보기는
그럴싸합니다. 여기에 들어오는 모든이들도 저와 같은 따뜻한 마음이 들기를 소망해 봅니다.           이번에 교회 공사를 하면서
필요한 물품들을 꽤 많이 구입했습니다. 하지만 거의 모든 물품들이 중고입니다. 이전에 쓰던 물품들을 제외하면 '당근' 중고마켓에서 거의 10분의1 가격으로
구입한 것들이 대부분입니다. 당근마켓이 아니었다면 저희로서는 구입하지 못할 물건들이 대부분입니다. 그러고 보니 저희 교회는 '당근'위에
세워진 교회입니다. 당근, 당신의 근심을 덜어주는 교회가
되고 싶은 바람이 있습니다. 비록 물품은 중고로 채워졌지만, 사람은
새롭게 변화되어 영혼이 빛나는 교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비용이 많이 들어서 제가 사용하는 '목양실' 공간에는 에어컨을 설치하지 않았습니다. 이걸 안타깝게 생각하셨는지 냉난방 공사를 해주셨던 집사님께서 이동형 에어컨을 가져오신 겁니다. 이동형 에어컨이라 하셨는데 가져와서 보니 창문형 에어컨입니다. 아마
잘 모르셨나 봅니다. 세워두고 에어컨을 가동하니 앞으로는 찬바람이 나오고, 뒤로는 뜨거운 바람이 나옵니다. 한 공간에서 앞뒤로 난리가 났습니다. 본인도 당황하셨습니다. 상태가 나쁘지는 않지만 이걸 또 어떻게 창문에
달아야 하나 고민이 됩니다. 그냥 알아서 쓰시라 하시면서 쿨하게 가셨습니다.           오늘 하루, 기도 제목이 많습니다. 교회 지체들을 위한 기도를 비롯해 큰 어려움이
있는 가정을 위해 작정기도를 하기로 했습니다. 하나님의 놀라운 섭리와 기적같은 역사가 있기를 기대하고
소망합니다. 교회의 기도 공간이 조금씩 데워지고 있습니다. 뒤로는
우리의 뜨거운 기도가 있고, 앞으로는 추수꾼에게 냉수와 같은 시원한 응답이 있기를 기대합니다. 당근위에 세운 교회에서 기도합니다. 당신의 근심이 조금은 덜어지는
하루가 되기를 소원합니다. 오늘도 참 복된 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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