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 마무리 오늘이 결혼 기념일이라는 것을
오후 늦게 아내 전화를 받고서 알았습니다. 교회 마무리 공사가 있어서 아침 일찍부터 현장에 있었기에
무슨 날인지 기억조차 못했습니다. 어제는 일을 끝내고 집으로 들어와 씻은 후 밥을 먹고 소파에 앉아서
정신없이 골아 떨어졌습니다. 요즈음은 눈을 뜨면 교회 공사 현장으로 가고, 일이 끝난 후 집에 와서 정신없이 잠을 잔 후 또 일어나면 현장으로 가는 일상이 반복되다 보니 조금 단순해
지는 느낌도 있습니다. 일을 마무리하고 집에 들어오니 아무것도 하고 싶지도 않고, 할 힘도 없어서 그냥 집에서 밥만 먹었습니다. 결혼 기념일을 이렇게
보내는 것이 아내에게 미안한데 상황이 이러니 아내도 이해를 합니다. 오히려 위로하고 피곤해 하는 저를
위해 저녁을 차려줍니다. 마음은 미안한데 내색 하고 싶지 않아 짐짓 모른체 합니다. 내년 결혼 기념일에는 멀리 여행은 떠나지 못해도 가까운 근교에 나가 아내가 좋아하는 음식과 커피로 행복한 시간을
꼭 보내고 싶다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교회 공사는 이제 거의 마무리
되었습니다. 큰 공사였던 인테리어와 전기 공사가 마무리되었고, 이제
소소하게 남은 정리와 청소는 시간이 해결해 줄 것 같습니다. 이번에 교회 인테리어 공사는 너무 좋은
분을 만나 의미 있고 행복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분을 소개해 주신 목사님에게도 감사 인사를 꼭 드려야겠습니다. 이번 인테리어 공사를 맡아주신 집사님은 다재다능하시고, 다년간의
경험으로 교회에서 필요로 하는 모든 것을 이미 다 알고 계셨습니다. 말하기도 전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가장 적절하게 준비해 오셨습니다. 오늘 공사가 마무리되고, 좋은
음식으로 마지막을 대접해 드리고 싶었는데 굳이 순두부 찌게를 고집하셨습니다. 일하시는 동안에도 옆에서
일을 도왔던 저희 큰 아들에게 삶의 좋은 도전을 주시기도 하셨습니다. 공사비는 깜짝 놀랄만큼 저희 형편에
맞춰주셨습니다. 어찌 감사를 해야 할지......나중에 더
좋은 일 있으면 또 뵙기로 했습니다. 또 일주일의 시간이 금방 흘렀습니다. 내일은 저희 교회 성도들과 다시 한번 대청소를 해야 합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돈이 없어 인테리어 공사는 엄두도 못내다가 2주간 동안 너무 많은 일들이 있었고, 오늘 감사하게도 거의 모든 공사가 마무리되었습니다. 수고로운 일에
기도해주시고 또 기꺼이 헌신해주신 분들이 있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오늘도 거저 감사할 뿐입니다. 하지만 아내에게는 여전히 미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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