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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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rust Spring Presbyterian Chur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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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야트막한 산 하나 넘었습니다.2025-07-10 02:33
작성자 Level 10

하나의 개척된 교회가 성장하고 성숙 되어져 가는 것은 마치 수많은 산을 넘어가는 것과 같습니다. 작은 고개를 하나 넘으면 눈앞에 또 다른 언덕이 보이고, 그 언덕을 넘으면 눈에 다 들어오지도 않는 산줄기가 버티고 있습니다. 매번 헐떡이며 겨우 넘었건만, 숨을 채 고르기도 전에 또 다른 숨이 막힐 만한 높은 산과 깊은 골짜기가 길을 막습니다. 어떻게 하면 이 힘든 여정을 지혜롭게 지날 수 있을까요어떤 이들에게는 크게 대수롭지 않은 일이지만, 가진 게 적은 교회는 그것이 무엇이든 대단히 힘에 겨운 일이 됩니다. 작은 동산 하나 넘고 보니 또 넘어야 할 산마루가 눈앞에 있습니다. 다들 이렇게 숨 고르기 하며 힘들게 넘어가신 분들이 참 존경스럽습니다. 저도 조금은 늦었지만 종종 걸음으로 따라가 봅니다.

오늘 저희 교회는 작은 산을 하나 넘었습니다. 교회 간판을 이전했습니다. 새로 제작할 여력은 없기에 이미 달려 있던 것을 재활용했습니다. 현재 있던 장소에서 5년간 참 감사하게 지냈습니다. 교회 간판을 내리는데 마음도 차분히 가라앉았습니다. 여러 생각들이 스쳐 지났습니다. 슬픈 마음이 든 것은 아닙니다. 그저 감사한 마음이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참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이곳에서의 5년이란 시간이 참 의미 있는 나날이었습니다.  성도들과 웃고 울던 시간들을 떠나 함께 새로운 장소로 이사 갑니다. 저희가 이사 가기 전에 교회 간판을 먼저 보냈습니다. 오랜 세월이 묻은 간판을 다시 달기 전에 정성껏 닦았습니다. “다시 시작이다, 너도 힘내라고 얘기해 줬습니다. 간판을 내려 이전할 장소에 다시 설치 하는데 비가 내렸습니다. 참 날씨도 애꿎습니다. 이런 날 비라니......

어수선한 자리로 내려와 주변을 돌아보니 온통 사람 사는 곳입니다. 작은 식당, 술집, 노래방, 편의점, 한 건물에 옹기종기 많기도 합니다. 이런 곳을 그분은 더 좋아하실 거란 상상도 합니다. 독특한 취향이 있으시기에 이런 장소와 사람들을 더 찾아다니셨겠지요. 그래서 저희도 한번 이곳에서 이름처럼 샘하나 파려고 합니다. 그 간판 다시 달고 시작합니다. 비록 작은 산 하나 넘고 나니, 더 큰 산이 앞을 가로막아도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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