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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2024.04.09 진리샘교회 이사 소식2025-07-10 02:28
작성자 Level 10

요즈음 저희 교회는 이사를 앞두고 평소에는 잘 경험하지 못할 일들을 체험하고 있습니다. 사실 적은 인원과 작은 재정 규모로 인해 목회자로서의 제 마음은 가볍지 않습니다. 손에 가진 것은 없는데 앞으로 소요되어야 할 물질과 일들이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두렵거나 그러진 않습니다. 최근 격려가 될만한 귀한 일들이 있었습니다교회 이사를 결정한 후 저의 이런 마음이나 도움의 글을 올리기 전, 평소 저와 교회를 위해 기도하시던 한 권사님께서목사님~ 요즘 어떻게 지내세요?”라고 안부를 물으시고는제가 아들 오면 주려고 준비했던 물질이 있는데, 외국에서 잘 정착해서 당분간 필요하지 않아요. 이 돈 목사님 교회로 보내드릴께요라며 적지 않은 물질을 보내셨습니다. 그리고 저희는 그 돈으로 큰 난관이었고 때마침 필요했던 임대 계약금을 안전하게 치룰 수 있었습니다. 말하지 않아도 이미 알고 계신 믿음 좋으신 분이 계십니다.

또 한번은 이전에 사역했던 교회 권사님의 연락입니다. 몇 년간 서로 소식이 없었기에 그분의 전화를 받고는 정말 반가웠습니다. 저희 교회 소식을 어떻게 들었다고 하시면서 대뜸 교회 계좌번호 하나 달라고 하시고는 쿨하게 전화를 끊으셨습니다. 이사하면 한번 찾아오시겠다는 약속도 하셨습니다. 교회 계좌로 입금하신 것은 물론입니다. 말이 많아 나쁜 것도, 말이 없어 좋은 것도 아닙니다. 마음 없는 말이 불편할 뿐입니다또 지난주에는 이런 일도 있었습니다. 건물 관리실로부터 교회 간판을 이사하기 전에 반드시 철거해 달라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간판은 설치에도 비용이 발생하지만, 철거에도 적지 않은 비용이 들어갑니다. 철거 비용에 조금만 더하면 설치 비용도 아낄 수 있을 것 같아 기존의 간판을 재활용하기로 했습니다. 한 업체를 통해 알아보니 철거와 재설치에만 몇 백만원이 넘는 견적이 나왔습니다. 결국 제가 알고 있던 간판업을 하시는 다른 교회 집사님에게 연락을 드렸습니다. 그분은 잠시 고민하시더니 당신이 하시겠다고 하셨습니다.

기존 3층 건물과 건물 사이의 좁은 공간에 위치한 간판을 고가 사다리로 철거하고, 5년간 붙어있던 유리창의 낡은 시트지도 제거해야 합니다. 다시 이사할 장소로 간판을 이동한 후 고가 사다리를 재설치하여 5층 건물의 교회가 위치한 3층 벽에 재설치해야 합니다. 설명만 하기에는 조금 난해하고 복잡합니다. 그런데 그분은 기존 견적의 3분의 1도 되지 않는 비용만 받겠다고 하셨습니다. 고가 사다리도 없는 업체인데.....고가 사다리 빌리는 비용만 해도 적지 않은 비용인데 말입니다그 일 후에 또 한 통의 전화를 받습니다. 평소 가까이 교제하고 있던 목사님의 반가운 목소리였습니다. 서로의 안부를 묻고는 교회 계좌번호를 달라는 얘기에괜찮다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목사님께 드리는 것이 아니라 교회로 드리는 물질이니 받으시라 합니다. 끝까지 사양하지 못하고 감사하다는 말씀과 함께 교회 후원 계좌번호를 보내 드렸습니다.

여기서 또 한번 놀라운 일을 경험합니다. 그 목사님께서 교회로 송금하신 돈은 간판 이전을 위해 견적을 받은 금액과 정확하게 일치했습니다. 견적은 한번 수정된 금액이었고, 50만원, 100만원 이렇게 딱 떨어지는 금액이 아니라 중간 어디쯤의 금액이었는데, 어떻게 딱 맞아 떨어질 수 있는지..... 잠깐 소름이 돋았습니다. “뭘 그런걸로 호들갑이냐?”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반복적이고 예기치 못한 기쁨은 정말 오랜만입니다오늘도 저와 저희 교회 성도들은 여전히 기도 중입니다. 최선을 다하고는 있지만 이미 우리의 한계를 잘 알기 때문입니다. 물질의 채워짐이 기쁜 것이 아니라, 때마다 적절하게 주시는 예기치 못한 기쁨으로 인해 큰 위로와 격려를 얻고 있습니다.

제가 공개된 공간에 이런 글을 남기는 것은 개인적으로 도와달라 요청하는 것도, 또 일련의 이런 일들을 자랑하기 위함도 아닙니다. 다만 저희 교회가 새롭게 변화되고 건강하게 세워져 가고 있는 토대를 기록으로 남겨두고 싶기 때문이요,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놀라운 은혜를 함께 나누고 싶은 마음 때문입니다지난 주일 저는 교인들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저희의 한계 밖에 있던 일들이 놀랍게 이루어져 가는 것을 함께 경험하고, 저희 모두의 간증이 되는 교회가 되면 좋겠습니다라구요. 제 마음은 교회와 성도들에게 있습니다. 밖의 일은 그분께서 하실 것이라 믿습니다.

 구약성경 룻기 3 18절을 보면, 룻에게서 보아스의 이야기를 전해 들은 나오미는 이렇게 말합니다. “내 딸아 이 사건이 어떻게 될지 알기까지 앉아 있으라 그 사람이 오늘 이 일을 성취하기 전에는 쉬지 아니하리라우리의 참 보아스가 되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이 일을 성취하기 전에는 쉬지 않으시리라 저희는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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