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에게
일을 맡겨 본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다음과 같이 생각할 때가 있습니다. “내가 저 사람에게 일을 맡긴
것이 과연 잘한 일인가? 다른 사람에게 맡길 걸 그랬나? 혹시
잘못 맡긴 것은 아닌가?”라고 말이지요. 일에 대한 적임자라고
생각해서 맡긴 일이 틀어지거나 성과를 내지 못할 때면 누구나 그런 생각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어제 저희
교회 주일 예배를 드릴 때의 일입니다. 찬양 인도를 하시는 집사님이 선곡한 찬양이 너무나 마음에 와닿았습니다. 매번 다양하고 좋은 찬양을 불렀지만 어제는 사뭇 다른 마음이었습니다. 예배와
함께 시작된 찬양을 부르면서 흐르는 눈물을 주체할 수 없어서 연신 휴지로 눈물을 훔쳐야 했습니다. 왜
그랬을까를 지금 생각해 보니 정리되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성경 로마서 11장 29절에 보면 “하나님의
은사와 부르심에는 후회하심이 없느니라”는 말씀이 있습니다. 하나님의
계획과 부르심의 완전성을 의미하는 내용이지만, 어제 저의 마음엔 ‘너라는
사람을 불러서 목회를 맡긴 일에 내가 후회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해석 되어졌습니다. 만약 어느
큰 회사에서 수십 년을 일했지만 성과를 제대로 내지 못하고 결과도 미미한 만년 과장에게 그 회사의 오너가 “내가
과장님을 끝까지 믿고 있어요. 다시 한번 잘해 보세요”라고
격려했다면, 그 만년 과장은 큰 감동을 받았으리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어제 제게 주신 마음의 감동은 그것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큰 위로가 있었습니다. 노래는 ‘하나님의 부르심에는 후회하심이 없네’라는 가사로 시작됩니다. 연이어 ‘내가 이 자리에 선 것도 주의 부르심이라’라는 내용이 나옵니다. 내가 선 이 자리가 하나님 부르심의 자리이고, 그 부르심에는 후회가 없다는 것입니다. 일보다 그 일을 맡긴 사람을
더 중요하게 보신다는 말씀, 그리고 결국 그 사람을 통하여 당신의 일을 이루어 가실 것이라는 약속이
들어 있습니다. 저는 결국
저와 저희 교회 성도들의 열심 때문이 아니라 ‘하나님의 신실하심’이
그분의 교회를 세워 가시리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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