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심의 역설 저희 교회가 이사온 인덕원은
예전부터 유흥가 밀집 지역이었습니다. 정부종합청사가 있던 과천에 들어가지 못하는 각종 향락시설들이 과천에서
가장 가까운 인덕원에서 영업하기 시작한 탓이기도 합니다. 거의 모든 종류의 향응을 제공할 수 있는 시설들이
밀집해 있습니다. 오늘 아침 목양실에 앉아 설교를 준비하고 있는데 바깥에서 요란한 소음이 들려왔습니다. 창을 열고 내다보니 도로 사거리 중앙에서 공사를 하는 소리였습니다. 더
자세히 내려다 보니 도로 안내선을 그리는 중인데, 그 내용은
"주민 안전 최우선, 안심 마을, 경찰
상시순찰중"이었습니다. 아마 인덕원 일대 안전 캠페인의
일환으로 설치하는 도로 안내판인듯 합니다. 재미있는 것은 '안심 마을'을 홍보하는 문구들의 불일치입니다. 주민안전이 최우선된다는 것과 안심 마을이라는 것까지는 괜찮은데 굳이 경찰 상시순찰이라는 내용은 뭔가 의도와는
다른 생각을 하게 됩니다. 오히려 살짝 불안을 조성합니다. 좋은
의도는 알겠습니다. 그런데 이런 내용이 주는 느낌은 "여기
경찰들이 상시 돌아다녀야만 하는 불안한 곳이야"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게 만듭니다. 때론 매일 SNS에 올라오는 수많은 글들도 그러하다 생각합니다. 글쓴이의 의도는 좋은 취지의 개선을 요청하는 글이지만, 읽는 이들에게는
다르게 보여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루가 멀게 너무도 많은 비판과 비난, 개선을 요구하는 글들이 올라옵니다. 좋은 의도는 알겠습니다. 그런데 그 글을 읽고 난 후 더 부정적이고 더 날카로워지는 것은 왜일까요? 저의
글도 그런 의미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생각합니다. 좋은 향기가 나는 글을 자주
접하고 싶어집니다. 안전을 위해 실행하는 캠페인이 오히려 불안을 조성하는 역설이 숨어 있듯이 저의 글들도
그렇지 않은가 다시 한번 돌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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