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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가지나무에 수박 열리는 교회2025-07-10 03:36
작성자 Level 10

가지나무에 수박 열리는 교회  

          공개된 SNS에 교회의 일들을 제법 상세하게 올리는 이유는, 저희 교회를 위해 기도하시고 작은 물질이라도 후원하시는 모든 분들에게 드리는 일종의 비정기적인 보고서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바닥을 치던 교회가 벌떡 일어날 정도의 도움을 받은 것도 아니며, 마음을 나눠주신 분들께서 쓰임새를 보고하라 요청하신 적도 없지만, 일정 기간은 그것이 도리라 생각되어 올리는 글들이 있습니다.

          오늘도 저희 교회 이야기를 한번 쓰려고 합니다. 요즘 저는 정말 행복한 목회를 하고 있습니다. 물론 저희 교회로 오시는 분들도 동일한 감동과 기쁨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매주 주일이 기다려지고, 성도들의 얼굴을 빨리 보고 싶고, 하고 싶은 말들도 많아졌습니다. 물론 저는 그분들의 이야기를 더 들으려 노력하는 편입니다이번 주에도 새로운 분들이 예배에 참석하셨습니다. 지난주에 나오셨던 분은 외국에 잠깐 나가셔서 출석하지 못하셨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작은 교회에서 새로운 사람이 드는 것은 정말 놀라운 기적입니다. 기존 성도들은 어떻게 전도해야 할지도 모르고, 새로운 사람이 오면 어떤 식으로 어울려야 하는지도 어색해 하는 분들이 대부분입니다. 그래서 그런 분들이 새로운 사람을 데려 온다는 것은 거의 기적에 가까운 일입니다.

          내가 출석하는 교회를 깊이 사랑하지 않고, 교회의 존폐를 안타까워하지 않는다면, 사람들에게 우리 교회 한번 오시라 얘기한다는 것은 그토록 어렵습니다. 게다가 담임목사의 인물됨도 특출하지 못하고, 설교도 그렇게 참신하지 않으며, 새로울 것 없는 예배 형식과 내세울 것 없는 교육환경이 더해지면 참담한 마음마저 들게 됩니다. 하지만 요즘 저희 교회는 기적 같은 일들이 자주 일어나고 있습니다. 하나님이 하시는 일은 그저 놀라울 뿐입니다.

          성도들이 교회로 와서 기쁨과 은혜가 충만한 예배를 드리고, 환하고 밝은 얼굴로 돌아가는 모습을 보는 것만큼 목사에게 큰 위로와 행복이 되는 것은 많지 않습니다. 어제 주일도 저는 예배를 통하여 가장 많은 은혜를 받은 사람입니다. 말씀을 전하는 시간에도 하나님의 역사하심이 너무나도 감사했습니다. 예배 후 풍성한 식탁에서 또 한번 감동했습니다. 다들 맛있는 반찬을 너무 많이 가져오셔서 무엇을 먹어야 할지 잠깐 고민할 정도였습니다. 평소 이슬만 먹을 것 같은 갸날픈 여성도가 접시에 가득 넘치도록 담은 밥과 반찬 때문에 다들 폭소가 터졌는데, 더 놀랍게도 그 많은 음식을 하나도 남기지 않고 모두 먹었습니다.

          ‘되는 집안은 가지나무에 수박 열린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요즘 저희 교회가 그런 모습입니다. 그저 감사할 뿐이고, 그래서 더욱 기도하게 됩니다. 오늘도 역시 복된 하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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