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보석을
만드는 교회 일전에 가까운 목사님께서 본인이
사역하시는 교회의 한 장로님 얘기를 들려주셨습니다. 그 장로님은 교회가 개척된 후 현재까지 교회의 궂은일을
도맡아 해오셨고, 그 와중에 헌금과 기도도 가장 많이 하셨다고 합니다.
주일 아침 예배 시작 1시간 전에 오셔서 화장실 청소를 먼저 하시고, 대걸레로 교회 바닥을 모두 청소하신 후 기도로 예배를 준비하신다는 말씀이셨습니다. 평생 공무원을 하시다가 은퇴하셨기에 시간과 물질이 조금은 여유가 있으신가 보다라고 추측만 했는데, 기회가 있어 심방을 간 그분의 집은 아주 오래되고 낡았으며, 좁디좁은
작은 빌라였고, 그 집에 아내와 장성한 두 아들과 함께 어렵게 살고 계셨다고 합니다. 저는 그 얘기를 들으면서 그
장로님의 인품과 신앙의 성숙을 상상해 보았습니다. 요즘에도 그런 분이 계신다니 놀랍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그런 장로님이 계신 목사님과 교회가 무척이나 부러웠습니다. 그때부터인가
봅니다. “하나님, 저희 교회도 그런 인품과 기도하는 분이
좀 오셨으면 좋겠습니다”라는 기도를 했었습니다. 그러다가
얼마간 잊고 지냈습니다. 몇 달 전, 저희 교회에
새롭게 등록하신 한 권사님께서 예배 시작 1시간 전부터 기도를 하십니다. 평일에 기도하러 오실 때는 주일 점심 교인들이 먹을 반찬을 한가득 냉장고에 미리 넣어두고 가십니다. 처음 한 두 번은 새로운 교회에 오셨으니 ‘좋은 마음으로 그렇게
하시나 보다’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지금도 지속되고 있습니다. 어제 주일 예배 전, 1시간 전부터 오신 권사님은
교회의 이곳저곳을 돌아보신 후에 본인이 예배드리는 자리에서 기도를 시작하셨습니다. 기도를 방해할 듯하여
제가 예배실 바깥으로 나와 유아실 창을 통해 기도하는 권사님을 뒷모습을 보면서 일전에 기도했던 제목이 떠올랐습니다. 그리곤 잠시 멍해졌습니다. 잊고 있던 기억이 생각났기 때문입니다. 교회는 기도하는 성도가 필요합니다. 목회자에게는 심정적으로 도움이
되고, 성도들에게도 좋은 귀감이 됩니다. 무엇보다 그 기도의
열매들이 곳곳에서 귀하게 자라서 교회를 성숙하게 하는 좋은 자양분이 되기도 합니다. 단 이틀
만에 계절이 바뀌었습니다. 가을이 되면 떠오르는 시인이 ‘김현승’입니다. ‘가을의 기도’라는
시만 생각하지만 ‘가을’이라는 시가 또 있습니다. “꽃잎을 이겨 살을 빚던 봄과는 달리, 별을 생각으로 깍고 다듬어 가을은 내 마음의 보석(寶石)을 만든다.” 시의 내용처럼 이 가을에는 ‘내 마음의 보석’을 한번 만들고 싶습니다. 기도하는 목사, 기도하는 성도가 더 많아져서 하나님이 주신 귀한 ‘마음의 보석’을 만드는 교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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